🌱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소비, 직접 해보았습니다
요즘처럼 일회용 포장이 넘쳐나는 시대에, 과연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소비’가 가능할까요? 텀블러 하나만 챙겨도 주변에서는 의식 있는 소비자로 보일 만큼, 제로웨이스트는 아직은 특별한 실천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 소비자의 입장에서 먼저 움직이는 상점들이 있습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제로웨이스트 상점’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는 포장 없이 필요한 만큼만 사는 ‘벌크 구매’가 가능합니다.
저는 실제로 용기를 챙겨들고 제로웨이스트 전문 매장 몇 곳을 직접 방문해봤고, 오늘은 그 체험기를 진솔하게 공유하려고 합니다.
편의성보다 가치를 택한 소비가 어떤 경험을 안겨주는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었는지, 또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솔직하게 전해드릴게요.
🏪 1. 어디로 갔냐고요? 서울 시내 제로웨이스트 대표 매장 탐방기
이번 무포장 구매 도전을 위해 총 세 곳의 제로웨이스트 상점을 다녀왔습니다.
서울 연남동의 '알맹상점', 성수동의 '더피커', 망원동에 위치한 '지구샵'이 그 주인공입니다.
먼저 알맹상점은 생각보다 작고 아늑한 공간이었어요. 정수기에서 세제를 덜고, 통에 견과류를 퍼 담는 진풍경이 낯설면서도 신선했습니다.
‘세제를 퍼서 산다’는 개념은 처음 접해보는 방식이었는데, 내가 필요한 만큼만 덜 수 있다는 점에서 진짜 합리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로 방문한 더피커는 조금 더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이 강했어요. 식자재뿐 아니라 와인, 리필 화장품, 친환경 생활용품까지 카테고리가 다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구샵은 매장보다는 ‘제로웨이스트 셀렉트숍’ 느낌이 강했고, 전반적으로 MZ세대 취향을 잘 저격한 감각적인 구성이 인상적이었어요.
세 곳 모두 공통적으로 직원들이 무척 친절하게 응대해주고, 용기 사용에 전혀 거리낌 없이 응원해주는 분위기였습니다.
🧴 2. 직접 사 본 품목 – 세제, 곡물, 견과류, 치약, 커피 원두
용기를 여러 개 챙겨 간 만큼, 다양한 품목들을 실제로 구매해봤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세제와 식재료입니다.
- 주방 세제와 세탁 세제는 그 자리에서 원하는 양만큼 덜 수 있었고, 가격은 일반 마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했습니다. 내용물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들이고, 성능도 만족스러웠어요.
- 곡물류(귀리, 렌틸콩, 병아리콩 등)는 100g 단위로 구입이 가능했고, 유리병에 담아오니 보관도 깔끔하고 예뻤습니다.
- 견과류와 커피 원두는 신선도가 좋아 보였고, 원하는 만큼만 구입할 수 있어 식재료 낭비가 줄어드는 느낌이었습니다.
- 고체 치약, 대나무 칫솔, 샴푸바 같은 친환경 제품들도 있었는데, 기존 쓰던 제품보다 훨씬 오래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재밌었던 건 무게를 정확히 달아야 하기 때문에, 계산할 때 상점 직원과 자연스럽게 대화가 생긴다는 점이었습니다.
‘요건 새로 들어온 제품이에요’, ‘이건 향이 강하니 소량부터 시작하세요’ 같은 조언 덕분에 훨씬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었어요.
📦 3. 포장 없는 쇼핑, 장점과 불편함은 무엇이었을까?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우선 내가 직접 용기를 챙겨야 하고, 매장 안에서 뚜껑 열고, 계량하고, 포장하고, 무게 재고 계산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마트처럼 ‘집어 들고 결제’하는 간편한 구조와는 다르죠.
하지만 그 불편함이 오히려 내 소비를 진지하게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무엇을 사고, 얼마나 필요하고, 어떤 포장을 거치지 않았는지 인식하면서 ‘내가 지금 필요한 것만 산다’는 책임감 있는 소비자가 된 느낌이 들었어요.
또 하나의 장점은 잉여 소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트에서 한 팩 단위로 파는 제품을 사면 남기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제로웨이스트 상점에서는 50g, 100ml 단위로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어서 식재료 낭비가 거의 없었습니다.
가격은 품목에 따라 다릅니다. 어떤 품목은 다소 비싸지만, 포장비·유통비가 빠지면서 오히려 저렴한 경우도 많았고,
무엇보다 가치소비라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라 느꼈습니다.
🧠 4. 방문 후 느낀 점 – 불편함보다 큰 만족감
제로웨이스트 상점에서 장을 보고 나오면서, 가방 안의 유리병과 천주머니들을 하나하나 확인해봤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오늘 나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았다’는 사실에 스스로 감동을 받았습니다.
환경을 위해 무언가를 실천했다고 생각하면 뿌듯할 수 있지만,
이 실천이 나에게까지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직접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무포장 구매는 단순히 ‘불편함을 감수하는 소비’가 아니라,
오히려 내 삶을 더 깊이 있게 바라보게 해주는 경험이자 태도였습니다.
나는 무엇을 사고, 어떤 기업을 지지하며,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할 것인지
이 모든 것이 소비라는 행동 속에 들어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 마무리하며: 당신도 무포장 소비에 도전해보세요
제로웨이스트 상점 방문은 나 자신을 위한 소비 실험이었습니다.
비록 작은 실천이었지만, 그 하루는 기존의 소비 습관을 되돌아보는 강력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혹시 아직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텀블러 하나, 유리병 하나만 챙겨 근처 무포장 매장을 방문해보세요.
한 번의 경험이 큰 인식을 바꿔줄 수 있습니다.
불편함은 줄어들고, 만족감은 커질 것입니다.
그리고 쓰레기통을 열었을 때 비어 있는 그 순간, 당신도 느끼게 될 거예요.
“나,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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