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은 가장 사적인 공간, 그리고 가장 많은 쓰레기를 만드는 곳
많은 사람들이 제로웨이스트를 ‘외출할 때 챙겨야 하는 실천’이라 생각한다.
텀블러를 들고 다니고, 장바구니를 챙기고, 플라스틱 수저를 거절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즉 ‘집’에서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고민을 거의 하지 않는다.
가구 하나를 들이거나, 벽지를 바꾸거나, 새 조명을 설치하는 작은 리모델링 과정에서도
우리는 엄청난 양의 자재 포장, 스티로폼, 비닐, 폐합판, 못, 나사,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버려지는 것은 단순한 쓰레기가 아니라,
지구의 자원과 우리의 건강한 공간감각이다.
이제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인테리어도 제로웨이스트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불필요한 소비 없이, 재료를 낭비하지 않고, 쓰레기를 줄이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간을 꾸미는 것.
그것이 바로 제로웨이스트 셀프 인테리어의 핵심이다.
이 글에서는
인테리어 시 발생하는 쓰레기의 실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자재·가구 선택 기준,
공간별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 팁,
그리고 직접 실천하며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쓰레기 없는 집 만들기’를 구체적으로 안내하려 한다.
1. 리모델링 전, ‘이건 꼭 바꿔야 할까?’부터 질문하자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의 첫 걸음은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기’다.
우리는 종종 인테리어를 새로 한다는 이유로
지금 있는 것들을 무작정 없애고, 교체하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실전 점검: 인테리어 전 ‘존치 가능성 체크’
- 벽지는 오염되었는가? 도배 대신 페인트 리커버리가 가능할 수도
- 바닥재는 정말 교체가 필요한가? 덧붙이기(덧방)로도 충분할 수 있다
- 싱크대, 수납장은 구조만 바꿔도 새 제품 못지않게 리디자인 가능
- 오래된 가구는 페인팅/리폼으로 새 생명 부여 가능
핵심은 ‘기존 것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공간의 기능과 분위기를 바꾸는 방법을 먼저 고민하는 것’이다.
새로 사는 것이 아니라 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는 인테리어,
그 자체가 이미 제로웨이스트의 실천이다.
2. 자재와 가구 선택 – 오래 쓰고, 쓰레기 덜 나오는 기준 세우기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를 실현하려면
‘어떤 재료를 어떤 방식으로 고르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눈에 보이는 완성보다, 그걸 이루기 위한 소재와 소비 방식이 핵심이 된다.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 자재 선택 기준
- 재사용 가능한가?
→ 예: 중고 목재, 해체 가능한 가구, 조립식 구조 - 천연 소재인가?
→ 예: 대나무, 황토벽, 친환경 페인트, 석회벽, 마감 없는 원목 - 무포장이 가능한가?
→ 리필형 페인트, 포장 없는 타일 구매 가능 매장 이용 - 지역 제품인가?
→ 이동 거리 짧을수록 탄소발자국↓, 포장재도 줄일 수 있음 - AS와 수명이 보장되는가?
→ 수리 가능한 가구, 브랜드 보증 기간 긴 제품 선택
가구와 소품은 어떻게?
- 새 제품보다 중고·빈티지 가구 먼저 보기
- DIY 가능한 재료 선택 (못 대신 조임식, 드릴 필요 없는 구조)
- 접착제 대신 고정형 설계 선택 → 수리·재활용 쉬움
- 나사·부속도 국산 브랜드 위주로 구매 → 포장 단순 + 재활용 가능
실전 팁: ‘지금 당장 예쁜 것’이 아니라
‘10년 뒤에도 쓸 수 있을 만한 것’을 고르면 쓰레기는 자연히 줄어든다.
3. 공간별 실천 팁 – 주방, 욕실, 거실을 중심으로
실내 인테리어를 할 때 가장 많은 자재와 소모품이 들어가는 곳은
단연 주방과 욕실, 그리고 거실이다.
이 세 공간을 제로웨이스트 시각으로 접근하면,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60% 이상을 줄일 수 있다.
주방
- 상판 교체보다 덧씌우기 리폼
- 찬장 손잡이만 교체해도 분위기 확 바뀜
- 벽 타일은 접착식 필름 or 석고보드 덧붙이기 활용
- 조명은 에너지 효율 LED + 중고 매입 가능 제품 선택
욕실
- PVC 욕실장 대신 스테인리스 or 알루미늄 소재
- 바닥타일 철거 없이 덧붙이기 or 클리닝 + 코팅
- 방수 페인트로 몰딩 정리 → 곰팡이 방지 + 리사이클 쉬움
- 부속류(수전, 샤워기 등)는 분리 가능 제품으로
거실
- 벽지 대신 친환경 페인트 시공 추천
- 마루 대신 대나무 매트 or 코르크 매트 활용
- 커튼, 블라인드 등은 중고 커뮤니티 + 천 리폼으로 해결 가능
- 소파 교체 대신 패브릭 리커버링 또는 커버 세트 활용
요약: 철거하지 말고 ‘덧붙이자’,
바꾸지 말고 ‘고치자’,
사지 말고 ‘순환하자’.
4. 실천해보니 느낀 점 – 덜 바꾸니 더 편해졌다
제로웨이스트 인테리어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인테리어’가 아니다.
그건 우리 집에 얼마나 많은 것이 필요 없는지를 깨닫는 과정이기도 하다.
실천 후기 요약
- 버릴 게 줄어드니 청소와 정리가 쉬워졌다
- 오랜 물건을 고쳐 쓰니 물건에 애정이 생겼다
- 자재 구매가 줄어드니 비용도 생각보다 절감
- 가구를 직접 만들거나 고치는 과정에서 아이와 대화가 늘었다
- 무엇보다 집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졌다
집을 꾸미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트렌드나 화려함이 아니라, 내가 오래 머물고 싶은가의 문제라는 걸 깨달았다.
✅ 마무리하며: 집을 바꾸기 전에, 버리는 습관부터 바꾸자
제로웨이스트 셀프 인테리어는
단순히 ‘플라스틱을 줄이자’, ‘친환경 자재를 쓰자’는 차원을 넘는다.
그건 나의 공간을 다시 정의하는 과정이며,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에 대한 철학적 실천이기도 하다.
우리의 집은 단지 벽과 가구로 이루어진 물리적 공간이 아니다.
그건 우리가 어떤 소비를 하는지, 어떤 삶을 지향하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다.
그리고 그 거울을 통해,
내가 환경을 위해 무엇을 바꾸고 있는지
매일 나 자신에게 질문하게 만드는 공간이 될 수 있다.
당신도 지금,
버리는 인테리어 대신
남기는 인테리어,
지구를 생각하는 집 꾸미기를 시작해보자.
그 집이야말로
가장 아름답고 지속 가능한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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