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쇼핑몰 이용기 – 온라인에서 실천 가능한가?

🌱 편리함의 대명사, 온라인 쇼핑과 제로웨이스트는 양립 가능한가?

현대인의 소비 습관에서 온라인 쇼핑은 떼려야 뗄 수 없다.
필요한 물건을 클릭 한 번으로 구매하고,
다음 날 바로 도착하는 택배 시스템은 분명히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제로웨이스트 실천자 입장에서는 온라인 쇼핑이 때때로 딜레마로 작용한다.
작은 물건 하나를 사기 위해 발생하는 과도한 포장재, 비닐 완충제, 플라스틱 테이프,
그리고 종종 분리 배출이 어려운 복합 소재의 포장은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삶의 방향성과 충돌한다.

그렇다면 질문이 생긴다.
“온라인에서도 제로웨이스트가 가능할까?”
“쓰레기 없이 물건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의문을 안고, 나는 실제로 제로웨이스트 콘셉트로 운영되는 온라인 쇼핑몰 몇 곳을 이용해봤다.

이 글은 내가 직접 체험해본 제로웨이스트 쇼핑몰 이용기이며,
그 과정에서 느낀 장단점, 추천할 만한 브랜드, 포장 방식의 차이점 등을 자세히 소개한다.

 

 

1. 일반 쇼핑몰의 포장 현실 – 쓰레기와의 싸움

먼저 비교를 위해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서 생활용품 몇 가지를 구매해보았다.
주문한 것은 고체 샴푸, 천연 수세미, 천 손수건, 그리고 친환경 비누.

 

택배를 열자마자 나온 포장 쓰레기

• 제품 하나당 개별 비닐 포장
• 박스 안에 버블랩(에어캡) 겹겹이 감싸짐
• 완충재로 스티로폼 조각 사용
• 박스는 테이프 + 플라스틱 송장 부착

결국 작은 물건 4개를 사기 위해
비닐 6장, 에어캡 2겹, 스티로폼 1봉지, 종이박스 1개, 플라스틱 테이프 2줄을 배출하게 되었다.

결과: 제품은 친환경이지만, 포장은 전혀 제로웨이스트가 아니었다.

이때 깨달았다.
“친환경 제품을 파는 것”과 “제로웨이스트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것.

 

2. 제로웨이스트 쇼핑몰의 등장 – 철학이 담긴 포장

이후 나는 국내에서 운영 중인 제로웨이스트 전문 쇼핑몰 3곳을 직접 이용해보기로 했다.
주문 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 무포장 혹은 최소포장 가능 여부
• 재사용 가능한 포장재 사용 여부
• 분리배출 용이성
• 고객 요청사항 반영 (예: “테이프 없이 보내주세요”)
• 제품의 친환경성과 실용성

실제 이용한 제로웨이스트 쇼핑몰 예시

1. 알맹상점 온라인몰
   • 포장: 신문지 완충재 + 종이테이프 + 재사용 박스
   • 송장: 라벨 대신 종이에 풀로 부착
   • 요청사항: “비닐 포장 없이 부탁드립니다” → 완벽하게 반영됨
   • 제품: 고체 샴푸, 대나무 칫솔, 리필용 주방세제
2. 지구샵 온라인몰
   • 포장: 100% 종이 완충재 + 종이테이프
   • 반품된 박스 재사용 알림 스티커 부착
   • ‘택배 후 쓰레기 최소화’라는 취지에 딱 맞음
3. 슬로우어스(SlowUs)
   • 포장: 봉투 대신 대여용 다회용 택배박스 선택 가능
   • 일정 보증금 후 회수 시스템 운영
   • 사용 후 반납 시 배송비 할인 쿠폰 제공

결과: 이들 쇼핑몰에서는 쓰레기 거의 없이 택배를 받을 수 있었고,
만약 발생한 포장재가 있더라도 100% 종이로 분리배출이 가능한 구조였다.

 

3. 온라인 제로웨이스트 쇼핑의 장단점

직접 사용해보며 느낀 온라인 제로웨이스트 쇼핑의 현실적인 장단점을 정리해볼게.

 

장점

• 쓰레기 걱정 없이 쇼핑 가능
• 포장에 대한 불안감 없이 안심
• 업체와의 철학적 공감대 형성
• 제로웨이스트 초보자에게 좋은 입문 경로
• 오프라인보다 다양한 친환경 제품 접근 가능

단점

• 제품 가격이 일반 제품 대비 다소 높음
• 일부 제품은 배송일이 길거나 품절이 잦음
• 택배 회수 시스템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아 번거로움 존재
• 원하는 모든 제품이 한 곳에 있지 않음 (분산구매 필요)

요약하자면,
‘불편함을 감수할 의지’만 있다면 온라인에서도 충분히 제로웨이스트 실천 가능하다.
다만 가격과 접근성은 여전히 개선 과제가 남아 있다.

 

4. 실천 팁 – 온라인에서도 제로웨이스트를 유지하려면

제로웨이스트는 완벽함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
다음은 내가 실제로 실천하며 만든 온라인 제로웨이스트 쇼핑 실천 팁이야.

 

쇼핑 전

• 제품보다 포장 정책을 먼저 확인
• 사이트 하단의 “배송/반품 안내”에서 포장 재질 확인
• “비닐 포장 없이 부탁드립니다”라는 메모 요청 필수 작성

쇼핑 중

•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묶음 배송
• 리필 제품 or 대용량 제품 우선 구매 (배송횟수 줄이기)
• 구매 전 중고거래, 지역 커뮤니티 나눔 우선 고려

쇼핑 후

• 받은 포장재는 재사용 가능한 건 따로 보관
• 박스, 완충재, 종이테이프 등은 분리배출 전 정리 필수
• 브랜드 후기에 “제로웨이스트 포장 감사합니다” 남기기 → 실천 확산 유도

이렇게만 해도, 온라인 쇼핑이 ‘필요한 물건을 지혜롭게 들이는 과정’으로 바뀐다.

 

✅ 마무리하며: 제로웨이스트는 오프라인에만 머무를 수 없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예전엔 오프라인 중심의 활동이었다.
직접 장보며 유리병에 담고, 무포장 매장을 찾아가고, 리필 스테이션을 방문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이미 비대면 소비, 온라인 구매 중심의 구조로 이동했다.

그렇다면 실천도 달라져야 한다.
지구를 위한 소비는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온라인에서도 우리는 충분히 의미 있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또 다른 소비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

택배를 받고도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사람.
온라인 쇼핑을 하면서도 지구를 생각하는 소비자.
그게 바로 제로웨이스트 시대의 새로운 표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