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지구에게 조금 더 친절해지는 방법
제로웨이스트는 단순히 플라스틱 빨대를 쓰지 않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의식적인 선택을 반복하는 라이프스타일이고,
일상 속에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작은 실천들의 연속이다.
처음엔 복잡하고 귀찮을 수 있지만, 루틴이 되고 나면
“왜 이전에는 이런 삶을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만족감이 크다.
나는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한 지 2년 차에 접어든 일반적인 직장인이다.
도심 속에서 살고 있지만, 하루를 설계하는 방식을 조금만 바꾸면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불필요한 소비를 낮추며,
더 건강하고 윤리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내가 실천하고 있는 하루 루틴을 시간대별로 소개할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어떤 방식으로 제로웨이스트를 적용하고 있는지,
현실적인 방법들을 공유하면서 제로웨이스트 실천이 어떻게 지속 가능하고, 실제로 가능한지 보여주고자 한다.
아침 루틴 – 하루를 비우는 습관으로 시작하기
나의 제로웨이스트는 아침 6시, 욕실에서 시작된다.
칫솔은 대나무 칫솔, 치약은 고체 치약이나 재사용 가능한 튜브에 담긴 치약을 사용한다.
기존의 플라스틱 칫솔은 평균 4개월마다 한 개씩 버려졌지만,
대나무 칫솔은 퇴비화가 가능하고, 손잡이 부분은 재활용할 수 있어 훨씬 지속 가능하다.
샤워 시에는 고체 비누와 샴푸바를 쓴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액체 제품을 완전히 끊으니 욕실 쓰레기통이 텅 비기 시작했다.
수건 대신 목욕 타월 한 장으로 전신을 닦고 건조시키며,
욕실에서는 플라스틱 없는 용기 정리법을 적용해
매일 아침 더 단정하고 심플한 환경에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아침 식사는 대부분 집에서 준비한다.
직접 만든 그래놀라, 유리병에 담아둔 곡물, 제로웨이스트 마켓에서 산 과일로 구성된다.
모든 재료는 벌크로 구매해 포장 없이 보관하거나 유리 용기에 담는다.
커피는 핸드드립으로 내려서 텀블러에 담고,
외출 전에는 항상 장바구니와 리유저블 컵, 도시락통을 가방에 챙긴다.
출근 & 오전 루틴 – 외출 중에도 쓰레기 없이
출근길에는 버스를 타는데, 교통카드 대신 모바일 앱을 활용해 실물 카드 생산도 줄이는 실천을 하고 있다.
회사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땐 텀블러를 제시해 300원 할인도 받는다.
사소하지만 이런 할인이 한 달이면 1만 원 넘게 절약된다.
직장에서는 개인 머그컵, 손수건, 실리콘 빨대, 재사용 가능한 숟가락 세트를 기본으로 챙겨 다닌다.
택배가 오는 날에는 회사 동료들과 박스, 포장재 분리수거를 꼼꼼히 하고,
가능한 경우 택배 수령 거부를 하고 직접 수령하거나 오프라인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이용한다.
회의 시간에는 종이 프린트를 줄이기 위해 PDF로 회의자료 공유,
또는 전자 노트 앱을 활용해 필기를 한다.
사무실에서도 플라스틱 컵과 일회용 종이컵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장하며,
소소한 영향을 전파하는 것도 루틴의 일부다.
점심 & 오후 루틴 – 도시락과 중고거래가 일상
점심은 회사 근처 식당에서 포장하지 않고 매장에서 식사하거나,
전날 저녁 남은 반찬을 담은 도시락을 가져가 먹는다.
스테인리스 도시락통 + 실리콘 뚜껑 + 리유저블 수저 세트 조합은
벌써 1년 넘게 나의 필수템이 되었다.
간식이 필요할 땐 주변 마트에서 포장된 과자 대신
건과일이나 견과류를 벌크 매장 또는 제로웨이스트 마켓에서 구매해서 챙겨 간다.
쓰레기 없이 간식도 챙기며, 건강까지 덤으로 챙긴다.
또한 오후에는 자주 중고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불필요한 물건을 판매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중고로 구입한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포장재도 최소화할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러운 실천 중 하나다.
저녁 루틴 – 정리, 나눔, 재활용까지 생각하며 마무리
퇴근 후 장을 볼 때는 항상 유리병과 면 주머니를 들고 마트나 제로웨이스트 키오스크를 이용한다.
포장 없이 과일, 채소, 곡물, 양념 등을 구매할 수 있어,
쓰레기 없이 식재료를 보충할 수 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철저히 줄이기 위해
냉장고 정리 + 남은 재료 활용 요리를 한다.
남은 음식을 담는 용기도 지퍼백 대신 실리콘 용기나 유리 밀폐용기를 사용하고,
식기 건조도 키친타월 대신 행주로 처리한다.
잠들기 전에는 제로웨이스트 관련 콘텐츠나 다큐멘터리,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거나,
오늘 만든 쓰레기를 체크하면서 내일은 어떻게 더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한다.
루틴의 마무리는 단순한 자기 전 습관이 아니라,
다음 날 더 나은 삶을 위한 계획이기도 하다.
제로웨이스트 루틴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하루를 제로웨이스트 관점으로 설계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삶의 템포가 달라진다.
빠르게 소비하고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한 번 더 생각하고, 선택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서,
나 자신의 삶을 더 의식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매일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 ‘내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고,
그 질문은 곧 자기 성찰로 이어진다.
이 과정을 거치며 나는 불필요한 자극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고,
더욱 차분하고 단단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되었다.
제로웨이스트 루틴은 결국 환경뿐 아니라 내 마음까지 정리하는 삶의 방식이었다.
✅ 마무리하며: 루틴은 곧 철학이 된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자의 하루는 완벽하지 않다.
쓰레기를 100%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의식하고 줄이는 실천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변화다.
나 역시 아직 실리콘 제품이나 천가방, 유리병을 많이 쓰면서도
여전히 소량의 포장 쓰레기를 만들고 있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월 쓰레기 배출량은 절반 이하로 줄었고,
의식적인 소비 덕분에 가계부도 건강해졌다.
당신도 오늘 하루, 딱 한 가지부터 시작해보자.
텀블러 들고 나가기, 장바구니 챙기기, 혹은 일회용 포장 안 받기.
그 작은 습관이 쌓이면 제로웨이스트가 일상이 되고, 삶의 질을 바꾸는 루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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