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실천의 마지막 사각지대, ‘화장실’
사람들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한다고 말하면서도 화장실은 종종 외면하는 공간이 된다.
주방이나 장보기를 통해서는 포장재를 줄이고 천연 소재를 고르려고 노력하지만,
정작 매일 사용하는 화장실 세정제, 일회용 휴지, 칫솔, 플라스틱 포장 제품들은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처음 화장실 제로웨이스트를 고민하게 된 계기는 변기세정제 때문이었다.
청량한 색의 액체가 변기에 흘러가는 걸 보며, “이 성분은 어디로 갈까?”, “물이 다시 강으로 가는 거라면?”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 순간부터 화장실이라는 공간도 환경을 고려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번 글에서는
화장실 내 쓰레기의 유형과 주요 원인,
일회용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선택지,
직접 만들어 쓰는 천연 세정제 레시피,
그리고 습관을 바꾸기 위한 정리 전략까지
실제로 실천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제로웨이스트 화장실 만드는 법을 하나씩 소개하고자 한다.
1. 변기세정제와 세면대 클리너, 직접 만들자
화장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품 중 하나가 바로 변기세정제와 세면대 청소용 클리너다.
시중 제품은 대부분 화학 성분이 강하고, 용기가 플라스틱이며, 향료나 착색제가 포함돼 있다.
천연 세정제 레시피:
- 베이킹소다 + 구연산 + 물
변기 안에 베이킹소다 2큰술을 뿌린 후, 구연산 1큰술을 뿌리고 물을 붓는다.
약 10분 후 솔로 닦아내면 냄새 제거와 세정 효과 동시 달성. - 식초 + 베이킹소다 스프레이
1:1 비율로 희석해 분무기에 넣고 세면대나 수도꼭지에 뿌려 닦아낸다.
물때, 비누 찌꺼기, 석회질 제거에 효과적.
나는 세정제 자체를 사지 않고, 위 두 가지 조합을 활용해 플라스틱 용기 없는 청소 습관을 만들었다.
1년에 한 번 대청소할 때는 EM 용액을 활용해 정화조 냄새와 세균 제거까지 관리한다.
2. 일회용 휴지와 물티슈 대신 지속 가능한 대안
많은 가정에서는 여전히 일반 화장지나 물티슈를 무심코 사용한다.
하지만 화장지는 사용 후 바로 버려지며, 물에 분해되지 않는 물티슈는 하수관을 막고 미세플라스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대체 방법:
- 재생 화장지 사용
무표백, 무향료 제품 선택. FSC 인증이나 비영리 브랜드 추천.
일부 브랜드는 종이포장 배송도 가능. - 물티슈 대신 ‘천 클렌징 타월’
부드러운 면 타월을 잘라 소형으로 사용, 사용 후 세탁하여 재사용 가능. - 비데 설치
물로 씻는 습관은 가장 지속 가능하고 위생적임.
전기 비데가 부담된다면, 수압식 휴대용 비데도 충분히 대안이 됨.
나는 2년 전부터 재생 화장지와 비데를 병행하고 있고,
손님용 화장실에도 일회용 물티슈를 없애고 ‘세탁 가능한 물수건 바구니’를 비치해 두었다.
조금 낯설 수 있지만, 대부분의 손님이 이해하고 오히려 흥미롭게 여긴다.
3. 칫솔, 면도기, 위생용품 – 작지만 중요한 선택
칫솔, 면도기, 생리대 등은 화장실에서 자주 사용되며 모두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제품이 많다.
하지만 이들 역시 충분히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 가능하다.
제로웨이스트 대체품:
- 대나무 칫솔: 손잡이는 퇴비화 가능, 브러시는 플라스틱이지만 절감 효과 큼.
- 재사용 면도기: 교체형 칼날 면도기 사용 시 플라스틱 절감.
- 천 생리대/생리컵: 처음엔 적응이 필요하지만, 피부 자극도 적고 쓰레기도 없음.
- 고체 치약 or 리필형 치약: 튜브 없는 치약 블록, 정제형도 좋은 선택.
나는 대나무 칫솔과 고체 치약을 함께 사용하며, 면도기는 올 스테인리스 교체형 면도기를 쓴다.
초기 비용이 약간 들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도 줄고 쓰레기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4. 욕실용품 정리 – 리필, 고체제품, DIY로 전환하기
샴푸, 바디워시, 클렌저 등 욕실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용기는 1년이면 수십 개에 달한다.
제로웨이스트 욕실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용기 구조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실천 팁:
- 고체 샴푸바, 비누 전환: 천연 고체 제품으로 플라스틱 병 제거
- 리필 가능한 용기 구입: 유리나 알루미늄 용기 선택, 리필샵 이용
- DIY 제품 만들기: 입욕제, 각질 제거제, 입욕 소금 등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음
나는 고체 샴푸와 클렌징 비누를 사용한 지 1년이 넘었고,
그동안 욕실 쓰레기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샴푸바는 천연 원료 기반의 국산 브랜드를 주로 이용하며, 리필포장만 배송받는다.
5. 정리와 마무리 – 화장실도 ‘습관’이 만드는 공간이다
제로웨이스트 화장실을 만든다는 건 공간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습관을 바꾸는 일이다.
어떤 제품을 쓰느냐, 어떤 방식으로 씻고 청소하느냐에 따라 매일 배출하는 쓰레기의 양이 달라진다.
실천 체크리스트:
- 일회용 세정제 대신 천연세정제 사용
- 재생 화장지 사용 또는 비데 활용
- 일회용 칫솔, 면도기, 생리용품 대체
- 플라스틱 병 대신 고체제품 사용
- 정기적으로 욕실 내 제품 점검 및 정리
처음에는 모든 걸 한 번에 바꾸기 어렵다.
하지만 하나씩 바꾸다 보면 어느새 화장실에도 지속 가능한 선택들이 자리 잡는다.
나는 지금도 100% 완벽하진 않지만, 매달 한 가지씩만 바꾸기로 하고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 마무리하며: 당신의 욕실이 지구를 바꾼다
욕실은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공간이다.
그 공간이 환경을 해치는 소비의 장소가 아니라,
의식 있는 실천의 공간이 된다면, 제로웨이스트는 훨씬 지속 가능해진다.
당신이 오늘 고른 칫솔, 사용한 휴지, 쓴 세정제가
미세하게나마 지구의 미래에 영향을 준다.
지금 당장은 티 나지 않더라도, 그 변화는 분명 쌓인다.
지속 가능한 욕실 만들기, 지금부터 하나씩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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