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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한 아파트 생활 꿀팁

아파트에서도 제로웨이스트는 가능할까?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결심한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바로 “공간의 제약”이다.
특히 한국의 아파트 문화처럼 공간이 정해져 있고, 분리배출 규칙이 까다로운 구조에선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쉽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건 조건이 아니라 마음먹기와 실천 전략이다.

나 역시 서울의 평범한 84㎡ 아파트에서 가족과 함께 제로웨이스트를 실천 중이다.
처음엔 비닐과 플라스틱, 택배 포장재가 매주 쌓였고, 분리배출함 앞에서 한숨부터 나왔다.
하지만 ‘완벽하게’가 아니라 ‘가능한 만큼’이라는 원칙을 세우고 나니,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이번 글에서는 아파트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전략과 꿀팁을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공유하고자 한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한 아파트 생활

 

1. 장보기부터 바꾸기 – 장바구니와 용기 사용이 핵심

아파트 생활에서 가장 자주 생기는 쓰레기는 단연 ‘식품 포장’이다.
마트, 마켓컬리, 편의점 등을 이용하면 대부분의 제품이 비닐, 플라스틱, 스티로폼으로 포장돼 있다.

실천 팁:

  • 근처 재래시장 또는 소형 마트 이용: 포장 없는 채소나 과일을 고를 수 있다.
  • 메쉬백, 천 주머니, 유리용기 들고 다니기: 계란, 두부, 채소, 견과류 구입 시 매우 유용하다.
  • 택배 대신 직접 구매 우선: 포장 쓰레기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나는 매주 수요일마다 시장을 돌며 고정 품목을 정해 장을 보는데, 이 패턴만으로도 비닐 사용량이 70% 이상 줄었다.
장바구니는 현관 옆에 고정 위치에 두고, 외출 시 자동으로 들고 나가도록 습관을 만들었다.

 

2. 주방 정리는 ‘재사용 가능한 용기’ 중심으로

아파트의 좁은 주방 공간에선 무조건 깔끔하게 보관하고 싶은 욕심에
지퍼백, 일회용 랩, 플라스틱 용기를 자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조금만 시야를 바꾸면, 제로웨이스트와 정리정돈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실천 팁:

  • 실리콘 지퍼백 활용: 냉동식품, 채소 소분, 반찬 보관에 탁월하다.
  • 밀랍랩 사용: 과일 덮개, 그릇 덮개로 활용 가능하며 자연 분해됨.
  • 유리 밀폐 용기 통일: 보기에도 깔끔하고, 냄새 배지 않아 실용적.

특히 아파트 주방의 수납공간이 부족한 경우,
리필형 제품을 미리 덜어두기 위한 유리병을 종류별로 정리하면
시각적인 정돈감과 실천력을 모두 잡을 수 있다.

 

3. 분리배출 정확하게 하기 – 아파트 전용 규칙 체크는 필수

아파트 단지에서는 공동 분리수거장이 운영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기에도 단지마다 미묘한 분리수거 기준 차이가 존재한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자라면 ‘분리배출을 줄이는 것’ 이전에
‘정확한 분리배출’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천 팁:

  • 라벨 제거, 세척 후 배출 원칙 준수: 깨끗하게 배출된 플라스틱만이 실제 재활용된다.
  • 혼합 재질 제품은 가급적 미구입: 플라+알루미늄 혼합류는 재활용 불가
  • 단지 내 공지문 확인하기: 어떤 품목을 재활용하지 않는지 사전 인지 필요

예를 들어 내가 사는 아파트는 우유팩과 종이컵을 일반 종이로 버리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어,
이 두 품목은 따로 모아 자원순환센터로 가져가거나 종이팩 수거함에 배출하고 있다.

 

4. 욕실과 세탁실도 리필 중심으로

욕실과 세탁실은 생각보다 많은 쓰레기가 쌓이는 공간이다.
샴푸, 린스, 바디워시, 클렌저, 세제, 섬유유연제 등 매달 수많은 플라스틱 용기가 배출된다.

실천 팁:

  • 샴푸바, 고체비누 사용: 플라스틱 용기 없는 욕실 실현 가능
  • 세제 리필스테이션 활용: 일부 대형마트, 제로웨이스트 상점에서 리필 가능
  • 대나무 칫솔, 천연 수세미 도입: 자연 분해 가능한 생활도구로 전환

욕실 수납장은 “보이는 만큼만 쓰자”는 원칙을 세우고,
한 가지 제품이 끝나야 다음 제품을 열도록 순서를 정해두면 소비도 줄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쓰레기를 줄이는 놀이처럼 실천하면 교육적 효과도 크다.

 

5. 공동주택에서의 ‘함께 실천’ 시도하기

아파트 생활의 특징 중 하나는 ‘공동 공간’을 함께 쓴다는 점이다.
이 특성을 활용하면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개인의 실천’에서 ‘공동체의 실천’으로 확장할 수 있다.

실천 팁:

  • 비닐봉지 공유함 설치: 재사용 가능한 비닐을 이웃과 함께 나누기
  • 택배 포장재 수거함 마련: 박스, 완충재를 따로 모아 재활용소에 전달
  • 1층 게시판에 무포장 장보기 정보 공유: 지역시장, 리필스테이션, 장바구니 제작 업체 등 정보 교류

우리 단지에서는 매달 ‘제로웨이스트 플리마켓’을 열어
안 쓰는 생활용품을 이웃 간에 교환하거나 기부하고 있다.
이 경험을 통해 쓰레기를 줄이는 일이 사람을 잇는 일이 될 수 있음을 직접 체감하게 되었다.

 

5. 아이와 함께하는 제로웨이스트, 교육이 되는 실천

아파트에서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때 가장 좋은 기회 중 하나는 바로 아이들과 함께 실천의 과정을 공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용한 우유팩을 깨끗이 씻고 잘라서 분리하는 과정을 아이와 함께하면, 단순한 분리배출이 아닌 재활용의 중요성을 배우는 환경 교육이 된다. 또, 장을 볼 때 아이가 직접 천 가방을 들고 과일을 고르게 하거나, 포장 없는 간식을 선택하게 하면 소비 선택의 주체로 성장하는 경험이 된다. 우리 집은 아이와 함께 ‘오늘의 쓰레기 개수 세기’를 놀이처럼 해보며, 하루 쓰레기 줄이기를 미션처럼 실천하고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이건 종이야? 플라스틱이야?’라고 물으며 분리배출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 제로웨이스트는 단지 환경을 위한 행동을 넘어 가족 모두가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 마무리하며: 공간의 제약보다 중요한 것은 습관의 지속

아파트는 비록 공간과 규칙의 제약이 있지만,
그 안에서도 충분히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여지는 존재한다.
쓰레기를 줄이는 실천은 단지 무엇을 사지 않는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사용하는가의 문제다.

무조건 대단한 실천이 아니어도 괜찮다.
오늘 장바구니에 비닐 대신 천 가방을 넣었고,
샴푸를 리필 용기로 바꿨다면,
당신의 제로웨이스트는 이미 시작된 것이다.

지속 가능한 실천은 거창함보다 일상적인 반복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변화는 아파트 한 칸에서도, 우리 가족부터 충분히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