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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카페 체험기 – 텀블러 하나로 커피 즐기기

🌱 커피 한 잔도 지구를 생각하는 방식으로

우리는 매일처럼 카페에 들러 커피를 산다.
출근길 아메리카노, 친구와의 수다타임, 공부할 때 집중용 라떼까지.
카페는 현대인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공간이다.

그런데 우리가 무심코 받아드는 일회용 컵 한 개는 어떻게 될까?
단 몇 분 마시고 나면 곧바로 쓰레기통에 버려지고,
그 컵은 대부분 재활용되지 못한 채 소각 또는 매립된다.
종이컵이라 해도 내부 코팅 때문에 실제 재활용률은 매우 낮다.

한 해에 한국에서 버려지는 일회용 컵은 약 30억 개 이상.
이 숫자 앞에서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은 무력하다.
그래서 나는 작게나마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한 첫걸음으로 ‘텀블러 사용하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 작은 실천을 통해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이 조금은 특별한 경험으로 바뀌었다.

 

제로웨이스트 카페

 

☕ 1. 텀블러 하나 들고 카페에 가보기 – 어색하지만 설레는 시작

텀블러를 들고 카페에 들어가는 건 처음이었다.
그동안 “텀블러 가져가면 진상 아니야?”, “직원이 싫어하지 않을까?” 같은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내가 커피를 마시는 건데,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더 컸다.

 

첫 방문: 프랜차이즈 카페

처음 시도한 곳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였다.
입구에서 주문을 하기 전, 직원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 텀블러 가져왔는데요… 이걸로 받아도 될까요?”

직원은 아주 익숙한 듯 “네, 텀블러 사이즈 맞춰서 드릴게요.”라고 친절하게 응답했다.
그리고는 음료를 담고 나서 300원 할인까지 해주었다.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텀블러를 드는 게 민폐가 아니라, 오히려 환영받는 소비 방식이었음을.

 

두 번째 방문: 독립카페

다음날에는 내가 자주 가는 작은 동네 카페를 찾았다.
텀블러를 내밀자, 바리스타가 “오, 제로웨이스트 실천 중이세요?”라고 반가워했다.
심지어 “텀블러 정말 예쁘네요”라는 덤칭까지.

이 경험을 통해 나는 느꼈다.
텀블러는 단지 환경을 위한 실천도 되지만, 나 자신을 드러내는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 2. 텀블러 사용으로 줄인 쓰레기, 눈에 보이기 시작하다

일주일 동안 카페를 이용하면서 나는 의도적으로 텀블러만 사용했다.
그 결과, 버리지 않은 일회용 컵의 개수는 총 6개.
하루 한 잔씩만 마셨지만, 일주일이면 벌써 6개의 플라스틱 뚜껑, 6장의 종이컵, 6개의 종이 슬리브를 지구에 남기지 않게 된 것이다.

 

일회용 컵 절감 효과 (1주일 기준)

 

항목 기존 사용 시 텀블러 사용 시
일회용 컵 6개 0개
플라스틱 뚜껑 6개 0개
종이 슬리브 6개 0개
커피 가격 할인 합계 0원 1,800원 (평균 300원 x 6회)
 

단순히 쓰레기만 줄인 게 아니었다.
텀블러를 챙기면서 나는 더 천천히, 더 의식적으로 커피를 마시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커피 한 잔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 3. 텀블러 관리 팁과 사용 시 유의할 점

물론 텀블러를 쓰다 보면 귀찮거나 번거로운 순간도 있다.
특히 사용 후 씻지 않고 그대로 가방에 넣어둘 경우,
세척할 때 냄새나 착색이 발생할 수 있다.

 

텀블러 사용을 위한 꿀팁

  1. 매일 집에 와서 바로 세척하기
    → 미온수 + 중성세제, 가끔은 베이킹소다로 소독
  2. 커피 얼룩 방지용 전용 세척솔 챙기기
    → 입구가 좁은 텀블러는 병세척솔이 유용
  3. 텀블러에 음료별 전용 사용 구분하기
    → 커피 전용, 차 전용 등으로 나누면 냄새 덜 남
  4. 가방 속에 보관할 때 뚜껑 완전 밀폐 확인
    → 실리콘 패킹 상태 자주 체크
  5. 텀블러는 디자인보다 실용성을 먼저 보기
    → 보온력, 뚜껑 여닫기 편의성, 세척 용이성 고려

이 과정을 습관화하니
텀블러는 번거로운 물건이 아니라 매일 들고 다니는 기본 아이템이 됐다.

 

🧠 4. 텀블러 한 개가 만들어낸 변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텀블러를 챙기기 시작하면서 다른 쓰레기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빨대, 일회용 포크, 비닐, 소스 용기…
텀블러 사용은 나의 소비 방식 전체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쳤다.

  • 친구가 “텀블러 어디서 샀어? 나도 써보려고”라고 물었고
  • 직장 동료가 “다음엔 나도 텀블러 챙겨볼게”라고 말했다
  • 카페 직원은 “요즘 텀블러 쓰는 손님 많아졌어요”라고 했다

한 사람이 바뀌면, 그 변화는 생각보다 더 쉽게 주변으로 퍼진다.
나 하나의 선택이, 그저 일회용 컵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더 넓은 쓰레기 줄이기 문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걸 실감했다.

 

🌍 5. 커피 한 잔이 바꾸는 건 습관만이 아니다

텀블러를 사용하는 일주일 동안, 나는 단순히 쓰레기를 줄인 것이 아니라 삶의 리듬과 소비 감각까지 바뀌는 경험을 했다.
매일 아침 커피를 살 때마다 ‘컵을 챙겼는가?’를 떠올리게 되었고,
그 생각은 자연스럽게 오늘 하루 내가 환경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를 되묻는 질문이 되었다.
작은 루틴이 생기자 그 루틴이 하루를 더 조심스럽게 만들고,
결국 나의 소비, 행동, 태도 전반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이건 단순한 컵 하나의 문제가 아니었다.
작은 실천이 만들어낸 습관의 재설계였다.
텀블러는 결국 내게 ‘지구를 생각하는 방식으로 살아보라’는 시작점이 되어주었다.

✅ 마무리하며: 당신의 커피, 무엇에 담고 있나요?

제로웨이스트는 완벽을 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것 하나만 바꿔도,
그건 이미 환경을 위한 실천이고,
더 나아가 삶의 태도까지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당신이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
그게 일회용 컵에 담긴다면 쓰레기가 되고,
텀블러에 담긴다면 가치가 된다.

내일 아침 커피를 살 땐,
텀블러를 챙기며 이렇게 말해보자.
“이건 내가 지구를 위해 선택한 컵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