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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제로웨이스트 캠핑 실천기 – 일회용 없이 다녀오기

🌱 캠핑의 낭만 속 숨겨진 쓰레기들

캠핑은 자연과 가까워지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도심을 떠나 푸른 숲속에서 텐트를 치고,
별을 보며 식사를 하고,
아침 이슬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삶.
많은 이들이 이런 자유로움과 힐링을 꿈꾸며 캠핑장을 찾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캠핑은 그 자체로 많은 쓰레기를 남기는 소비형 활동이 되기도 한다.
한 끼 식사를 위해 챙겨가는 일회용 접시, 컵, 포크, 비닐랩, 포장지, 종이 타월…
그 모든 편의는 단 하루의 여행을 위해 자연에 남겨지는 쓰레기가 된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이 점이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번엔 한 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제로웨이스트 캠핑’, 즉 일회용 없이 자연과 공존하는 캠핑.
편리함을 줄이고,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자연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떠나는 캠핑을 실천해보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다.

 

제로웨이스트 캠핑

 

🏕️ 1. 제로웨이스트 캠핑 준비물 – ‘적게 싸는 게 많이 남기는 법’

캠핑을 떠나기 전, 나는 기존의 짐 싸기 습관을 완전히 바꿨다.
무조건 ‘재사용 가능한 것만’ 챙긴다는 원칙을 세웠고,
한 번 쓰고 버릴 물건은 철저히 배제했다.
생각보다 더 꼼꼼한 계획이 필요했고, 리스트는 아래와 같았다.

 

내가 준비한 제로웨이스트 캠핑 장비

  • 다회용 식기 세트
    : 스테인리스 접시, 컵, 젓가락, 포크, 국자
  • 천 수건과 키친타월
    : 물티슈 대신 사용, 세탁해서 재사용
  • 밀폐형 도시락통
    : 식재료, 남은 음식 보관용
  • 실리콘 지퍼백 + 유리병
    : 마늘, 고기, 양념, 과일 등을 나눠 담음
  • 고체세제 + 수세미 + 천행주
    : 설거지 후 물로만 세척 가능하게
  • 장바구니와 천 파우치
    : 장볼 때 플라스틱 봉투 대체
  • 텀블러 & 보온 물병
    : 커피, 물, 음료를 담기 위해

이 리스트를 완성하는 데 하루가 걸렸다.
하지만 덕분에 캠핑 내내 쓰레기 걱정 없이 깔끔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 2. 요리는 어렵지 않았다 – 포장 대신 벌크로!

캠핑장에서 나오는 가장 많은 쓰레기는 바로 음식 포장재다.
일반적으로 캠핑 전 마트에서 편의형 제품(캔, 진공포장, 포장야채, 밀키트 등)을 구매하는데,
그 과정에서 엄청난 비닐·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한다.

이번에는 철저히 포장 없는 식재료만 준비하기로 했다.

 

식재료 준비 방식

  • 마트 대신 시장에서 장보기
    → 비닐 없이 천 주머니에 양파, 감자, 당근 담기
  • 고기는 정육점에서 다회용 용기에 직접 포장
  • 마늘, 쌈장, 소금, 기름은 소형 유리병에 분량만큼 덜어가기
  • 과일은 잘라서 실리콘 파우치에 보관

특히 인상 깊었던 건,
고기와 채소를 정확한 양만 챙기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남은 음식은 도시락통에 담아 다음날 아침 식사로 해결했다.

 

♻️ 3. 캠핑장에서 실천한 제로웨이스트 행동들

현장에서 가장 신경 썼던 건 ‘무언가를 쓰고 나서, 그것이 바로 쓰레기로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도 원칙을 정했다.

 

실천 사례 모음

  • 불필요한 종이 사용 최소화
    : 종이컵 없이 텀블러, 키친타월 대신 천수건
  • 분리수거 함정 피하기
    : 포장지 없이 왔기 때문에 재활용 고민 자체가 줄어듦
  • 설거지 후 물 바로 버리지 않기
    : 음식 찌꺼기는 거름망으로 걸러서 따로 처리
  • 식기류 세척은 최소한의 물로
    : 고체비누로 기름기 제거 후 닦기

캠핑장에는 종종 재활용 쓰레기통이 있었지만,
대부분 분리 기준이 명확하지 않거나 그냥 혼합 쓰레기로 처리되는 구조였다.
그래서 아예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 4. 함께 떠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 캠핑은 혼자 떠난 것이 아니라 친구 두 명과 함께한 여행이었다.
사실 출발 전에는 “일회용 없이 캠핑이 가능하겠어?”, “설거지가 귀찮을 것 같은데…”라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다회용 식기로 고기 구워 먹고, 텀블러에 커피를 나눠 마시고,
천 수건으로 식탁을 닦는 걸 경험하자 친구들의 태도도 바뀌었다.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데?”
“쓰레기 없으니까 정리할 것도 없고 너무 좋다!”
“다음 캠핑에도 이대로 하자.”

처음엔 나 혼자만 실천자였지만,
캠핑이 끝날 무렵에는 우리 모두가 제로웨이스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캠퍼가 되어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진짜 힘이었다.
‘함께 해보니 어렵지 않다’는 경험이 확산되는 것.
그 힘은 단 한 번의 캠핑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 5. 불편했지만 의미 있었던 제로웨이스트 캠핑

물론 이 캠핑은 불편함이 없는 완벽한 경험은 아니었다.
익숙하지 않은 방식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리기도 했고,
음식 준비 시 동행자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캠핑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쓰레기봉투를 보았을 때,
나는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 쓰레기 결과 비교 (1박 2일 캠핑 기준)

 

구분 일반 캠핑 제로웨이스트 캠핑
플라스틱 컵, 접시 15~20개 이상 0개
비닐포장지 쓰레기봉투 1개 분량 손바닥만큼
음식물 쓰레기 종이봉투 1개 거의 없음
기타(물티슈, 테이프 등) 다수 사용 미사용
 

총 정리 결과, 일반 캠핑 대비 약 90% 이상 쓰레기 감소를 달성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캠핑장 정리 시간이 짧아졌고
자연에 부담을 주지 않았다는 뿌듯함이 남았으며
동행자들도 “이게 이렇게 가능하네?”라며 놀라워했다.

 

✅ 마무리하며: 자연을 빌려 쓴 만큼, 아무것도 남기지 않기

제로웨이스트 캠핑은 단지 쓰레기를 줄이는 행위가 아니다.
그건 자연을 존중하고, 나의 흔적을 남기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우리는 잠시 자연을 빌려 쓰는 존재일 뿐이며,
돌아갈 때 그 자리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이 진짜 캠퍼의 자세일지도 모른다.

당신도 다음 캠핑에서는
일회용 없이, 포장 없이, 쓰레기 없이
자연과 더 가깝고 더 조용한 시간을 보내보길 바란다.
불편함보다 깊은 만족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