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실천자들이 자주 하는 소비 실수 7가지
🌱 실천의 열정이 때론 과소비로 이어진다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구를 위해, 미래를 위해’라는 진심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좋은 의도로 시작한 실천이 때로는 의외의 소비 실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실천 초기에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이라는 이름만 믿고 물건을 구매하거나,
기존에 쓰던 제품을 급하게 버리고 새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환경 과소비’를 경험한다.
나 역시 제로웨이스트를 시작했을 당시, “이건 친환경 제품이니까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필요하지 않은 리유저블 컵, 대나무 빨대, 에코백 등을 여러 개 구매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그 중 일부는 거의 쓰지 않았고, 결국 또 다른 ‘불필요한 물건’이 되고 말았다.
이 글에서는 제로웨이스트 실천자들이 의도치 않게 범하는 대표적인 소비 실수 7가지를 소개하고,
그에 대한 실질적인 대처법과 교훈을 함께 정리해보려 한다.
지속 가능한 실천을 위해 꼭 알아야 할 내용이니, 실천을 막 시작한 분들도, 오래 실천 중인 분들도 참고하길 바란다.
1. ‘친환경’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새 제품 구입하기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는 기존에 쓰던 물건을 버리고, ‘친환경 소재 제품’으로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직 멀쩡한 플라스틱 칫솔을 버리고 대나무 칫솔을 새로 사는 경우다.
환경 입장에서는 ‘기존 물건을 최대한 오래 쓰는 것’이 훨씬 지속 가능하다.
새로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데도 자원과 에너지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해결법: 기존 제품은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하고,
필요할 때에만 천천히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하자.
실천은 빠르기보다 지속성이 중요하다.
2. 예쁜 제로웨이스트 굿즈 수집하기
제로웨이스트 트렌드가 확산되며 ‘에코백, 리유저블 텀블러, 대나무 수저 세트’ 등이 유행처럼 번졌다.
SNS에서는 감성적인 사진과 함께 "제로웨이스트 키트 언박싱" 콘텐츠도 많아졌다.
하지만 이런 굿즈들은 이미 있는 것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사는 과소비로 이어지기 쉽다.
나도 한때 예쁜 디자인에 끌려서 텀블러를 4개나 보유하게 되었고, 실제 자주 쓰는 건 1~2개뿐이었다.
해결법: ‘있는 것을 충분히 활용하기’가 제로웨이스트의 핵심이다.
새로운 제품을 사기 전, 집에 비슷한 물건이 있는지 먼저 점검하자.
‘갖고 싶은가?’보다 ‘정말 필요한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3. 다회용 제품을 너무 많이 구매하기
친환경 실천 열정이 높아지면 다회용 제품을 다량 구매하게 된다.
밀랍랩 여러 장, 빨대 여러 개, 장바구니 다섯 개, 고체 샴푸 10개 묶음 등등.
그러나 실제 1인 가구 기준으로 보면, 그렇게 많은 양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제품들도 결국 다 쓰지 못하면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낡아 방치되어 폐기물로 전락한다.
해결법: 다회용 제품도 ‘소량만, 자주 쓰는 것만’ 보유하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고체 제품은 산패되기 쉬우니 한두 개만 보유하고, 다 쓰면 다시 구입하는 방식이 이상적이다.
4. 일회용 없는 삶에 집착하다 오히려 스트레스 받기
“제로웨이스트 실천자는 일회용을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
이런 압박감은 실천을 지속 가능하지 못하게 만든다.
실제로 어떤 실천자는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받았을 때, 종이접시에 음식을 담기 꺼려져 참석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완벽한 실천을 강요받다 보면 사회적 관계나 삶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해결법: ‘완벽한 제로’보다 ‘낮은 쓰레기’가 현실적이다.
일회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다음에 실천할 기회를 만든다.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로 억지로 하는 실천은 오래 가지 못한다.
5. 지역 내 리필샵, 순환 구조 없이 온라인 대량 구매하기
제로웨이스트 제품을 구매하려고 인터넷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대부분의 제품이 플라스틱 포장에 담겨 오고, 완충재와 테이프까지 사용된다.
결국 포장 쓰레기가 더 늘어나는 아이러니가 생긴다.
또한, 지역 내 리필샵이나 시장에서 구매하면 포장을 줄일 수 있음에도, 멀리 있는 제로웨이스트 브랜드에서 택배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
해결법: 내가 사는 지역의 제로웨이스트 키오스크, 마켓, 리필샵부터 찾자.
없다면, 중고 거래 앱이나 공유 장터도 활용할 수 있다.
소비 이전에 ‘어디서 어떻게 사느냐’가 핵심이다.
6. ‘제로웨이스트니까 비싸도 괜찮아’라는 소비 합리화
일부 제로웨이스트 브랜드는 제품 가격이 높다.
이유는 생산량이 적고 수작업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천자의 입장에서 이것이 지나친 소비를 정당화하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한때 고체 향수, 천연비누, 리유저블 컵 등 고가의 제품을 "환경에 좋으니까"라는 이유로 구매했지만, 실제로는 몇 번 쓰지 않고 방치된 경우가 많았다.
해결법: 제품 가격보다 사용 빈도와 실제 활용성을 먼저 따져야 한다.
정말 자주 쓸 수 있는 것인지, 기존에 대체 가능한 물건이 없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7. 주변 사람에게 실천을 강요하다 관계에 금 가기
제로웨이스트에 진심일수록, 주변에도 영향을 주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리한 설득이나 비교는 관계를 해치고 실천의 반감을 키울 수 있다.
“왜 아직도 플라스틱 쓰니?”, “그거 그렇게 버리면 안 돼” 같은 말은 듣는 입장에서 불쾌할 수 있다.
나도 초반에 친구들에게 대나무 빨대를 선물하며 무언의 압박을 주었고,
결국 "넌 환경 교주 같아"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일은 실천의 방향을 다시 고민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해결법: 실천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조용히 내가 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궁금해하는 사람에게만 정보를 나누면
더 많은 공감과 확산이 가능하다.
✅ 마무리하며: 실천은 실수에서 배운다
제로웨이스트 실천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실수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실수했을 때 무엇을 배우느냐다.
이번 글에서 소개한 7가지 소비 실수는 많은 실천자들이 거쳐 온 흔적이고,
실수는 실천을 멈춰야 할 이유가 아니라 더 잘할 수 있는 방향을 알려주는 신호일 뿐이다.
환경을 위한다는 이유로 불필요한 소비를 정당화하거나, 스스로에게 압박을 주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진짜 제로웨이스트는 ‘줄이고, 다시 쓰고, 바르게 쓰는 것’에서 시작된다.
나의 속도, 나의 루틴, 나의 삶에 맞는 실천이 결국 가장 오래간다.